빠르고 정확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존경하는 관훈클럽 회원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언론인 여러분-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입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정말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저널리즘이란 '매일매일의 역사를 만드는 일'이라고 저는 배웠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또 하나의 역사가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오늘은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정치란 무엇인가? 왜 사람들은 정치를 할까?
정치는 왜 냉소와 경멸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
현실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정치만큼 한국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는 분야는 없습니다.
이 모순을 우리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저는 오늘 이 자리가 그 답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으면 합니다.
김종필 전 총리께서는 정치를 일컬어 '허업(虛業)-헛수고'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제 정치가 '실업(實業)'- 꽃을 피우고 과실을 따는, 즉 열매를 맺는 생산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구호와 이벤트를 넘어서는 정치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 시대 정치인은 화려한 치장을 한 응접실의 논객이 아니라
하루하루 먹을 음식을 만드는 숨가쁜 부엌의 주방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관훈클럽 회원 여러분-
저는 6선의 의원입니다. 여의도에서 21년을 보냈습니다.
저는 늘 직업란에 '국회의원'이라고 적었습니다.
제게 정치는 '최우선순위'였습니다.
기업도 스포츠도 제게는 정치 그 다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아쉬움뿐입니다.
저는 한국정치를 바꾸고 싶어서 88년 민주화의 열기 속에서 정치에 뛰어들었습니다.
이 세상에 많은 직업이 있지만 세상을 기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직업은 정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에게 정치란, 세상을 바꾸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며 도구였습니다.
저는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특히 저와 다른 분들을 더 많이 만났고, 제 생각과 다른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저는 강한 자와 약한 자, 그리고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를 줄이고 싶었습니다.
저의 아버님께서 늘 '민부(民富)의 나라',
즉 국민이 부자인 나라를 만들고 싶어하셨듯 저는 '모든 사람이 고른 권리를,
모든 사람이 고른 부를 갖는 나라'를 꿈꿨습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제 출신계층을 배반하는 정치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역사를 살펴보면 많은 정치인이 자신의 출신계층을 배반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의 혁명가 자오쯔양(趙紫陽)과 장쩌민(江澤民)은 부유한 중농 집안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트로츠키와 레닌도 그랬습니다. 또 얼마 전 타계한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대단한 부잣집에서 태어났지만 그가 평생 심혈을 기울인 입법 활동의 100%는 없는 자와 약자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저의 정치 20년 동안에 나름대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저는 기존의 정당정치라는 블랙홀에 제 순수한 정치 의지를 빠뜨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가 기존의 정당에 쉽사리 몸을 담을 수 없는 사정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홀로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외로운 정치'를 선택했습니다.
제 지역구였던 울산에서 서민이 중산층이 되도록 하기위해 노력을 했고 그 땀의 결실도 맛보았습니다.
월드컵 유치의 감격에 이어 월드컵 4강의 영광도 국민과 함께 안았습니다.
월드컵의 꿈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제 본업인‘정치의 꿈’은 이루어졌는가? 저는 고민했습니다.
저는 지난 2002년 대선에 출마했었습니다.
후보단일화와 단일화파기에 이르기까지 저는 간단치 않은 정치역정을 걸었습니다.
왜 그랬냐고, 여전히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제 답은 간단합니다.
저는 노무현 후보의 '서민을 위한 정치'가 제가 꿈꾼 '모든 사람이 고른 부와 권리를 갖는 나라'와
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정치의 변화를 갈망했기에 저는 그와 손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정치는 대한민국에 있습니다.
저는 밝고 어두운 모든 현대사를 대한민국의 이름아래 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는 저와 다른 '정치적 토양'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 5년 동안 저는 정치적 쓰나미를 겪었습니다.
저는 제가 과연 프로 정치인인가를 제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정치적 이상주의와 순진한 낭만주의에 빠져있었던 아마추어 정치인이었다는 깊은 반성을 했습니다.
정치의 현실을 직시하며 저는 한나라당에 입당했습니다.
정치적 이상주의자로서 '허업(虛業)-헛수고'는 그만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한국정치의 변화를 위해 정당이라는 현실에 몸을 담기로 했습니다.
저 자신이 먼저 달라져야 한국정치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결단을 내렸습니다.
호랑이굴인 정당에 들어가야 정치개혁이란 호랑이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나라당에서 1년 반 동안 '정치는 가장 크고 가장 명예로운 모험'이란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울산에서 동작으로 선거구를 옮기는 도전, 전당대회-그리고 한 달 전에 당대표직을 받기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모험의 연속'이었습니다.
처칠은 말했습니다. 정치는 전쟁만큼 흥미진진하고 위험하다고-
그런데 전쟁에서는 한 번 죽지만 정치에서는 여러 번 죽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여러 번 죽을 각오로 대표직을 받았습니다.
제가 정치를 한 이유는 가장 중요한 '공공서비스업'이었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의 대표 자리는 바로 그 가능성을 내포한 '정치개혁의 자리'입니다.
그래서 여러 번 죽어도 좋다는 각오로 이 자리를 받았습니다.
개혁은 새로운 미래를 위한 작업입니다.
한국정치는 새로운 미래가 절실합니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합니다.
매번 총선마다 변화에 목마른 유권자들은 새 인물을 뽑습니다.
사람을 바꿨지만 대한민국 국회는 '개선'은 커녕 '개악'의 길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국회는 폭력사태로 인해 '세계 최악의 국회' '국가의 품격에 맞지 않는 국회' '나라 망신시키는 국회'
'코리아 브랜드 훼손국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이상 더 추락할 수도 없고 더 나빠질 수도 없는 국회가 됐습니다.
국민의 대표가 모인 국회가 국민이 가장 경멸하는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입니다.
존경하는 관훈클럽 회원여러분-
저는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국회의 다수당인 한나라당에 엄중한 역사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정치의 일차적 책임은 다수당에 있습니다.
당연히 한나라당부터 먼저 변화하고 개혁되어야 합니다.
저는 한나라당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작업을 시작할 것입니다.
우선 당·정·청의 활발한 소통에 힘쓰겠습니다.
협조할 것은 확실히 하되, 국민을 대신한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감시와 견제역할도 확실히 하겠습니다.
저부터, 한나라당부터 변화하겠습니다.
문턱을 없애겠습니다.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
개방’이란 큰 원칙아래 한나라당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당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고,
융합의 정치를 결과물로 내놓겠습니다.
대한민국 국회가 폭력국회까지 치달은 원인은 극단적인 여야의 대결구도 때문입니다.
어느 당 할 것 없이 대다수의 국회의원들은 정당의 포로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해머를 들고 소화기를 들었던 것입니다.
저는 저희 한나라당의 국회의원들에게 자유와 선택과 긍지를 주고 싶습니다.
몸싸움과 폭력은 사절하겠습니다. 저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자유로운 선택을 존중할 것입니다.
여당은 행정부의 대리인이 아니고 국회의원은 당당한 입법기관인 것입니다.
둘째로 여야관계를 '소프트파워'를 통해 복원하겠습니다.
다수당의 숫자로 밀어붙이는 것은 현명한 의회주의자의 태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민주주의는 완전한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사람들이 모여 보다 완벽한 것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전세계 정치인들이 지켜야 될 단 한가지 규칙-
'야당 때 한 말을 여당 때는 절대로 하지 말라'는 농담을 이제는 되돌려 드립니다.
21세기를 살아가기에 합당한 여당의 모습으로 야당대표들과 정기적인 만남을 가지려고 합니다.
특히 남북 관계에 대해서는 여야가 따로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세번째로 우리 한나라당을 여성적인 '어머니정당'으로 변화시킬 생각입니다.
한나라당이 서민정당, 민생정당, 생활정치 정당으로 가려면 '모성적 정당'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 우리 한나라당은 매우 남성적인 정당으로 비쳐지고 있습니다.
여성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21세기 정당이 될 수 없습니다.
저는 여성의 장점을 한나라당에 더 많이 이식하고자 합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여성 30% 공천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당의 최전선에 젊고 능력 있고 도전적인 여성들에게 정당의 문을 활짝 열어놓을 것입니다.
저희 한나라당의 4대 역점정책은 육아와 교육, 주택 그리고 일자리 창출입니다.
지금도 서민정책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지만 앞으로도 한결같을 겁니다.
한치 빈틈없는 뒷받침으로 경제회복의 온기가 우리 서민들의 손끝발끝까지 전해지도록 할 것입니다.
글로벌 스탠다드 대한민국 국회, 국제규격에 맞는 한나라당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히딩크 감독, 그리고 홍명보 감독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그들의 글로벌 스탠다드 정신입니다.
그들은 선수를 뽑을 때 지연, 학연, 혈연 - 그 고리를 과감히 끊고 국제무대에서 잘 뛸 수 있는 박지성과
이영표 같은 선수들을 뽑았습니다. 한국정치 역시 지연, 학연, 혈연의 고리를 끊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합니다.
행정구역개편, 선거제도 개선, 그리고 개헌 - 한국정치의 개혁을 위한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이번 회기 안에 헌법개정 논의 등 관련 특위를 출범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관훈클럽 회원여러분,
정치는 공적 봉사이며 서비스마인드로 무장되어야 합니다.
정치는 나라의 운명과 미래를 기획합니다. 국민의 뜻과 지혜를 모으는 공론의 장입니다.
국민의 생활과 매일매일 직결되는, 도매업이 아닌 소매업입니다.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이 되어야 합니다.
책임과 개방, 그리고 땀 흘리는 노동의 현장이 여의도가 되어야 합니다.
국민의 변화를 등진, 외딴 섬 여의도로는 정치의 미래는 없습니다.
여의도가 더 이상 민심의 유배지가 되어선 안 됩니다.
우리 정치는 변화해야 합니다. 말 그대로 가죽을 벗겨내는 혁신이, 여의도에 필요합니다.
저는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과 같은 - 낮고 가깝고 소박한 정당인 한나라당의 대표로서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가르침 - 그리고 애정어린 질책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