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식 성명 및 보도자료입니다.
민주당의 원로 정치인은 80석의 소수 야당이 된 민주당에게 정계은퇴의 고별사로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없을 때 다수결을 따르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라는 말씀을 남겼다.
30년간 의정활동을 해오다 2008년 5월 9일, 17대 마지막 국회에서 신상발언의 형식으로 남긴 민주당의 김원기 전 국회의장의 고별사이다.
김원기 전 의장은 ‘18대 국회에서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물리적인 힘으로 단상을 점령하고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행태를 결단하고 청산하겠다는 각오와 선언을 해달라.’고 곧 시작될 18대 국회에서 소수 야당이 될 민주당에 당부했다.
투쟁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버릴 때에 오히려 국민은 민주당을 더욱 강한 야당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말씀도 했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정치 희화화를 지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낳고, 결국 국가를 경영할 수 있는 힘을 잃는, 우리 모두의 불행이 될 것이라 말했다.
연일 호응 없는 거리 투쟁에 몰두하는 민주당은,
점차 국민의 정치 불신에 혐오감만 증폭시키는 민주당은,
정기국회까지 파업 선언한 100일 가투는 이제 그만 접는 길만이,
선배만한 후배가 없다는 말을 듣지 않는 길이 될 것이다.
우연히 언론에서 언급된 김 전의장의 고별사를 찾아 첨부한다.
2009. 8. 7
한 나 라 당 대 변 인 조 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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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부
2008년 5월 8일 국회 본회의 - 신상발언 김원기 의원 -
존경하는 국회 의장님, 그리고 여야 동료 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30년에 걸친 제 의정생활을 바야흐로 마감하면서 앞으로의 정치를 책임질 여야 의원 여러분들께 간곡한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 시간을 허락해 주신 의장님과 여야 지도부 여러분들께 먼저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지난 4월 9일 총선거를 앞둔 여야 정당의 공천 행태를 지켜보면서 참으로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여야 정당 모두가 정당의 가장 중요한, 막중한 책임인 공천심사를 정치권 밖의 인사들에게 맡기고 당의 최고지도부에 속하는 인사들까지도 그분들의 심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도를 통해서 지켜보면서 정치를 가장 오래했고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던 이 사람으로서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여야 정당 모두가 이러한 공천 행태를 채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국민들의 극단적인 정치 불신을 완화해 보고자 하는 몸부림이었다고 이해를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행태는 두 번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되는 부끄러운 행태라고 하는 것을 우리가 다시 한 번 깊이 반성해야 될 줄 압니다.
저는 17대 국회 초반에 국회의장 취임사에서 우리 정치권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과제는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신뢰 회복이라고 하는 호소를 드린 바 있습니다. 이제 바야흐로 17대 국회를 마감하고 18대 국회의 출발을 목전에 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저는 여러분들께 과거 17대 국회 시작 그때보다도 더 절박하고 절실한 심정으로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극단적인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여야 지도자 여러분들의 새로운 결단과 각오를 간곡히 당부 드리고자 합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 17대 국회는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 정치사에 기록될 수 있는 획기적인 발전과 변화를 이룩한 국회였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우리 헌정사가 이제 60주년을 금년에 맞고 있습니다마는 17대 국회 이전까지는 우리 국회가 입법부라고 하면서도 입법의 주도를 하지 못하고 그동안 반세기가 넘는 동안에 입법은 대통령 권력이 주도했던 것을 우리는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국회는 입법부가 아니라 '통법부'라고 하는 오명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그런 세월을 살았습니다.
17대 국회에 와서 처음으로 우리 국회가 입법부로서의 위상을 회복했습니다. 입법을 대통령 권력이 주도한 데서 반전시켜서 전적으로 국회가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입법부로서의 위상을 회복한 것입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선거가 깨끗해지고 투명해지는 혁명적인 변화를 이룩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국회에 대한 불신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된 안타까운 실정에 있습니다.
저는 얼마 전 언론보도를 봤습니다. 우리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불과 5%라고 하는 보도를 보고 참으로 참담했습니다. 저는 국회의장을 하면서 이러한 여러 가지 여야 의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 국회와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여러 가지 분석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마는 제가 생각하는 정치 불신의 가장 큰 원인은 법의 산실인 우리 국회가 법치주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국회라고 하는 장은 다수자인 여당과 소수자인 야당이 인내력을 갖고 대화하고 타협하고 해서 합의 도출을 하는 것이 그게 민주주의의 대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간에 합의 도출이 끝내 되지 않을 때 최종적으로는 다수결의 원칙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절실히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한나라당이 야당이었을 때 야당 의원들에게도 말씀드렸고, 여당 의원들에게도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가 있습니다. 선진 민주국가에서 우리나라처럼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이 안 될 때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는 이것은 너무나 보편적인 민주국가의 대원칙입니다.
나는 오늘 참으로 미안한 심정으로 이제 10년 만에 야당이 되신 통합민주당의 여러분들께 먼저 간곡한 호소를 하고자 합니다. 참으로 미안한 심정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은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군사 독재정권에 맞서서 자기희생을 하면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이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공로자들이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그러한 민주세력의 본산입니다.
나는 여러분들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극단적인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마지막 장벽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마치 경제위기에서 노조가 무파업 선언을 하는 그러한 정신으로 앞으로 18대 국회에서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물리적인 힘으로 단상을 점령하고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그런 행태를 스스로 결단하고 청산하겠다고 하는 그러한 각오와 선언을 해 주십사 하는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물론 여러분들이 생각할 때 요즘 이 정권의 정치행태를 볼 때 과연 야당이 투쟁할 수 있는 그러한 최후적인 수단을 포기했을 때 이 정권의 독선.독주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고 하는 염려를 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러한 염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도 나는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그러한 각오와 결단을 할 때 거기에 상응한 여당의 조치가 있는 것이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그러한 상응한 조치를 않는 경우에도 여러분들이 각오를 가지고 먼저 결단을 해 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국민의 희망을 걸고 국민을 믿고 그러한 결단을 해 주십사 하는 간곡한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약한 야당을 각오하고 그런 결단을 할 때 국민들이 여러분들을 강한 정당, 강한 야당으로 만들어 주실 것으로 믿어 마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한나라당 의원 여러분!
저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 여러 가지 벌어지는 행태에 대해서 국민들이 너무나 오만하고 독선.독주를 하지 않느냐고 하는 염려가 많다고 하는 것을 잘 알고 저도 거기에 대해서 심각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10년 만에 집권여당이 다시 되셨습니다.
한나라당에 속한 국회의원 숫자는 국회의원 숫자만 해도 절대 다수요, 여러분들과 뜻을 같이해 온 동조세력까지를 계산할 때에 역대 어느 여당보다도 절대 다수의 의석을 여러분들이 가지고 계십니다.
여러분들이 그동안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이 많은 분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이제 10년 만에 그 어려운 세월을 통과해서 이제 절대 다수의 집권세력을 가진 여러분들이 차제에 민주주의의 본질인 소수자에 대한 존중과 다양성에 대한 존중.포용 이런 자세를 여러분들이 실천할 때 여러분들은 처음으로 민주주의와 정치 발전에 대한 기여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새로운 정체성을 창조하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여야 의원 여러분!
국민들의 정치 불신은 불신의 한계를 넘어서 참으로 비정상적인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정치에 대해서 불신하는 단계를 지나서 정치를 희화화하고 정치에 대해서 극단적인 무관심이 조성되는 이러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 정치 불신이 해소되지 않고는 우리 정치가 국가경영을 지도할 수 있는 그러한 역량을 잃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여야 어느 세력의 불행이 아니고 우리 국가 전체의 불행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18대 국회의 출발을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여야 의원 여러분들이 새로운 절실한 각오를 가지고 무엇보다도 앞서서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극단적인 불신을 해소하는 데 손잡고 같이 노력해 주십사 하는 간곡한 부탁의 말씀을 드리면서 제 30년 의정생활을 마감하고자 합니다.
여러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