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DJ정부가 첫 민주정부'로 규정한 데 대해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YS는) 형식적 민주주의였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김대중 정부 이전에는 내용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진전된 민주주의 국가라고 주장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형식적 민주주의 대 실질적 민주주의라는 해괴한 이분법이다. 대선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 청와대가 자의적 기준으로 민주주의마저 갈라치기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 국민통합을 저해하고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망언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한국 현대사에서 민주주의 상징 같은 거목이다. 목숨을 건 23일 동안의 단식투쟁 끝에 남긴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어록은 시대를 관통하는 민주주의를 향한 등대불로 기록돼 있다.
집권과 동시에 단행한 군 하나회 척결로 군사독재를 청산했고, 금융실명제를 전격 도입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었다. 지방자치제 전면 실시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태동이었고 ‘대도무문’으로 표현된 국민통합의 신념은 민주정치의 근간이 됐다.
무혈혁명과도 같았던 YS의 개혁정치가 없었다면, DJ정부의 출범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YS정부를 문민정부로 지칭하고 '첫 민주정부'로 규정하는 분명한 이유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첫해였던 2017년 YS 2주기 추도사를 보자. “김영삼 대통령께서 40여년의 민주화 여정을 거쳐 도달한 곳은 군사독재의 끝, 문민정부였습니다. 문민정부가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남긴 가치와 의미는 결코 폄하되거나 축소될 수 없습니다”
이처럼 명확했던 첫 민주정부의 개념이 왜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바뀌었는가. 끝까지 국민을 갈라치기해 표를 얻으려는 이재명 후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유세 과정에서 “IMF를 김대중 대통령이 극복을 했는데, 김영삼 같았으면 극복을 했겠느냐”고 말했다.
YS를 끌어내리고 DJ을 띄워 민주당 정권 4기 연장에 표를 달라는 구애이다. 그럴거면서 이재명 후보는 왜 현충원을 찾을때마다 김영삼 대통령 묘소에 참배하는가.
내가 하면 ‘실질적 민주주의’이고, 남이 하면 ‘무늬만 민주주의’인가. 민주주의에도 내로남불을 적용하는 청와대와 이재명 후보의 오만하고 천박한 역사인식이 개탄스럽다.
청와대는 ‘첫 민주정부는 DJ정부’라는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하기 바란다. 이재명 후보는 평생을 민주주의를 위해 바쳐온 고 김영삼 대통령께 사과하고 민주주의는 하나라고 국민께 천명하기 바란다.
2022. 3. 2.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 원 일 희